요즘 마트에 가면 말이죠, 단백질 음료에 단백질 과자, 심지어 단백질 아이스크림까지 나오더라고요. 헉, 이 정도면 온 세상이 단백질에 진심인 것 같습니다.
저도 마흔이 넘어가면서 “근육 지켜야 한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어요. 그래서 한동안은 단백질 보충제를 열심히 챙겨 먹었죠. 많이 먹으면 근육도 알아서 붙겠거니 했거든요. 그런데 아무리 먹어도 몸은 그대로인 거예요. 음~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그러다 정형외과 의사가 쓴 글을 하나 읽고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핵심은 딱 하나였어요. 단백질은 ‘재료’일 뿐이고, 근육을 진짜 키우는 건 바로 근육 부하였다는 것.

단백질은 ‘재료’일 뿐, 스위치는 따로 있었네요
한번 생각해 볼까요? 벽돌을 산더미처럼 쌓아둔다고 집이 저절로 지어지진 않잖아요. 근육도 똑같더라고요. 단백질이 근육의 재료인 건 맞지만, 재료가 많다고 근육이 알아서 생기는 건 아니었습니다.
근육은 ‘근섬유’라는 수많은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강한 운동으로 근육을 쓰면 이 근섬유가 미세하게 손상됩니다. 그러면 피부에 상처가 나면 새살이 돋듯, ‘위성세포’라는 근육 줄기세포가 몰려와 손상된 곳을 복구해요. 이때 근섬유가 예전보다 더 늘어나면서 근육이 커지는 겁니다. 즉, 근육에 제대로 된 근육 부하가 걸려야 비로소 성장 스위치가 켜지는 거죠.
근육통이 있어야 자란다? 옛날 얘기더라고요
예전엔 “운동 후에 근육통이 와야 근육이 큰다”고들 믿었잖아요. 저도 그랬습니다. 근데 요즘 운동생리학 연구는 좀 다르더라고요.
미세 손상 없이도, 평소보다 무거운 무게를 버티며 ‘기계적 긴장’만 충분히 걸어줘도 ‘mTOR’라는 근육 생성 스위치가 켜진대요. 아! 그래서 팔꿈치로 버티는 플랭크나 벽에 기대 앉는 월싯 같은 ‘버티는 운동’도 효과가 있는 거였어요. 벽을 아무리 밀어도 벽은 안 움직이지만 근육엔 힘이 잔뜩 들어가잖아요? 근육은 움직임이 아니라 근육 부하 그 자체에 반응하는 거였습니다.
다만 이웃님들, 나이 들수록 통증이 올 만큼 무리하는 건 오히려 관절을 상하게 할 수 있어요. 제 생각에는 “뻐근한 피로감”이 드는 정도가 딱 현명한 것 같습니다.
중환자실이 알려준 충격적인 증거
이 대목에서 진짜 소름이 돋았어요. 중환자실에 누워 못 움직이는 환자의 허벅지 근육이 단 10일 만에 30%나 줄었다는 보고가 있다는 겁니다. 헉, 열흘 만에요.
“그거 단백질을 못 먹어서 그런 거 아냐?” 싶으시죠?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그런데 중환자실 환자는 오히려 일반인보다 단백질을 훨씬 많이 공급받는대요. 일반인 권장량이 체중 1kg당 0.8g인데, 중환자는 1.2~1.5g까지도 준다니까요.
결국 근육이 빠진 진짜 이유는 단백질 부족이 아니라 근육 부하가 사라진 것, 즉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정형외과 의사가 골절로 깁스한 환자에게서 근감소증을 흔히 본다는 것도 같은 이치예요. 안 쓰면 우리 몸은 “이 근육 필요 없네” 하고 미련 없이 줄여버립니다.
몸은 참 정직하더라고요
정리하면 이래요. 근감소증을 막고 싶다면 단백질만 부지런히 삼킬 게 아니라, 근육에 제대로 된 근육 부하를 걸어줘야 한다는 것. 재료가 아무리 좋아도 “이 근육 지금 쓰이고 있다”는 신호가 없으면 몸은 근육을 만들지 않으니까요.
저는 이 사실을 알고 나서 보충제 통을 잠시 내려놓고, 대신 매일 스쿼트 몇 개부터 시작했어요. 40대의 근감소증, 무섭잖아요. 그런데 알고 보니 해법은 비싼 단백질이 아니라 꾸준한 움직임이었습니다. 우리 몸, 참 정직하지 않나요? ^^